Tuesday, March 1, 2011

슈퍼맨 - 최강의 슈퍼히어로

쫄쫄이 바지 위에 팬티를 덧입은 우스꽝스러운 패션의 슈퍼맨은 그 센스 없는 의상 외에는 나무랄 데 없는 능력을 갖춘 슈퍼 히어로이다. 1938년, 조 슈스터(Joe Shuster)와 제리 시걸(Jerry Siegel)이라는 10대 만화가들에 의해 창작된 슈퍼맨 캐릭터는 단돈 500달러에 그 판권이 팔렸다. 그렇게 싸게 팔려 나간 슈퍼맨 캐릭터는 처음에는 그렇게 빛을 보지 못했으나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며 새로운 영웅의 출현에 목말라하던 미국인들의 요구에 그대로 들어맞았고, 슈퍼맨은 그야말로 미국 만화계의 가장 강력한 슈퍼 히어로로 등극하게 된다.

슈퍼맨의 인기가 그렇게까지 커질 줄 몰랐던 조 슈스터, 제리 시걸 두 어린 만화가들은 나중에 땅을 치고 후회하며, 수차례의 소송까지 걸었지만 권리를 되찾아오는 데 실패하고 만다. 그들에게 돌아온 것은 많은 경영학자들이 미래의 가치를 내다보지 못해 저지른 금세기 가장 큰 실수 사례로 드는 반 조롱의 지적뿐이었다. 

슈퍼맨은 클립톤 행성이라는 먼 별에서 온 외계인이지만 인간과 같은 외형을 가지고 있고 품성 또한 그 어느 히어로 못지않게 착하다. 평소에는 ‘클라크’라는 이름으로 데일리 플래닛사의 기자로 활동하지만 사건이 터지면 슈퍼맨으로 날아오른다. 악당이 나타나면 공중전화 박스 속에서 옷을 갈아입는 장면으로 유명하다.

1992년 발간된 [슈퍼맨: 강철의 사나이] 편에서는 슈퍼맨의 죽음이 그려진다. 지구 시간으로 수천년 전 클립톤 행성의 과학자 버튼의 유전자 배양으로 만들어진 둠스데이는 몸의 상당 부분이 슈퍼맨에게 치명적인 클립토나이트로 구성되어 있다. 포악한 성격에 상대방을 파괴함으로써 희열을 느끼도록 키워진 둠스데이는 자신의 창조자마저 살해하고 전 우주를 돌아다니며 악행을 일삼다 지구로 온 후에도 파괴를 계속했는데 이를 저지하려던 수많은 슈퍼 히어로들을 무력화시킨다.

마지막에는 메트로폴리스를 배경으로 슈퍼맨과 사투를 벌이게 되는데, 도시 전체가 초토화된다. 연인 로이스 레인과의 결혼을 앞두고 있던 슈퍼맨은 이 자리에서 둠스데이를 처치하고 세상을 구하지만 자신도 숨을 거두게 된다.

배트맨 - 정의롭지 못한 탄생 배경

배트맨은 슈퍼맨과 유일하게 어깨를 걸거나 그보다 더 유명하다고 이야기할 수 있는 유일한 스타 슈퍼 히어로이다. 그러나, 그가 태어난 배경만큼은 그리 깔끔하지 못하다. 1938년, 슈퍼맨이 등장하자 사람들은 열광했고, 출판사에 엄청난 돈을 벌어다 주었다. 당연한 이야기겠지만 그 즉시 수많은 만화 사업가들이 그 인기를 샘하며 따라 하기에 나섰다. 그런 슈퍼맨 따라 하기 중 하나가 바로 배트맨. 그저 그렇게 슈퍼맨을 흉내내다가 배트맨이 그려진 것이라면 그리 부적절하다 지적 받을 일은 아니다. 그러나 문제는 그것을 만들어냈다고 주장하는 만화가 밥 케인의 태도와 행적이다.

당시 미국 만화계는 철저한 개인 작업이나 소규모 창작 집단과 같은 형태로 유지되며 대형 출판사에 작품을 납품하는 형태였으며, 밥 케인도 그러한 만화가 중의 하나였다. 슈퍼맨의 엄청난 인기 이후 수많은 만화가들이 그를 따라 하자 슈퍼맨의 출판사 DC는 방어적 차원에서 새로운 캐릭터를 밥 케인에게 주문한다. 비록 박쥐를 모티브로 하긴 했으나 밥 케인이 1주일 만에 그려온 디자인은 지금의 배트맨과 너무나 달랐다. 붉은색 옷을 입은, 전형적인 슈퍼맨의 아류였다. 그것을 현재의 배트맨 모양으로 다듬어낸 이가 바로 빌 핑거. 그렇게 두 사람이 창조해낸 배트맨은 1939년 만화책으로 등장하게 되고, 오늘날의 배트맨으로 성장하게 되는데, 밥 케인은 그 모든 공을 자기가 차지하려 했다. 출판사의 주문에 따라 1주일 만에 그려온 디자인을 자기가 몇 년 동안 고심했던 아이디어라 우기며, 그 증거로 디자인 초안을 공개하기도 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배트맨의 거의 모든 모습을 만들어낸 빌 핑거의 역할을 축소하려고 온갖 험담을 만들어냈으며 실제로 그것이 받아들여지기도 했다.

그러나 그가 발표한 초기 디자인이란 것 역시 다른 사람의 그림을 베낀 것이 밝혀지고, 수많은 소송에 시달려야 했으며 급기야 1920년대 발표된 영화 [박쥐]의 시퀀스를 베낀 사실도 밝혀지게 된다. 특정한 초능력을 가지지 않은 보통의 인간이지만 스스로 개발한 무기와 기본적인 정의감으로 세상을 구하는 배트맨의 출발이 그리 정의롭지만은 않았다는 사실이 새삼스럽다.

벅스 버니 - 디즈니의 가장 강력한 대항마

디즈니의 영향력이 지나치게 큰 탓인지, 평등과 기회의 나라로 불리는 미국에서 애니메이션 캐릭터만큼은 디즈니 독재 체제를 인정하는 분위기다. 텔레비전의 등장 이후 수많은 군소 캐릭터들이 나름대로 얼굴을 내밀었지만 디즈니만큼의 폭발적 반응은 얻지 못한다. 그러한 시장에서 가장 강력한 대항마로 꼽히는 캐릭터가 벅스 버니다.

벅스버니는 1938년 워너브라더스의 루니툰 시리즈 중 단편 애니메이션 [포키의 토끼 사냥, Porky's Hare Hunt]에 등장해 사냥꾼을 골탕 먹이는 말썽꾸러기 토끼를 출발점으로 보고 있다. 벤 하더웨이 등 뉴욕 브룩클린을 중심으로 활동하던 만화가들이 참여한 이 단편은 의외의 호응을 얻었다. [야생 토끼, A wild hare]등 몇몇 작품을 거친 이후 1944년 [추락하는 토끼, Falling hare]라는 작품에서 비로소 벅스 버니라는 이름을 얻게 된다.

이후 기존의 캐릭터에서 볼 수 없었던 능글맞음, 애니메이션식 슬랩스틱 코미디와 실직과 배우자의 부정 등 어른들도 공감할 소재를 유머로 승화시킨 작품성으로 큰 성공을 거두게 된다. 이는 디즈니를 중심으로 캘리포니아 쪽에서 주도되어온 애니메이션 제작 환경이 뉴욕 등 동부로 옮겨간 계기가 되었을 뿐 아니라, 그 내용 면에서도 디즈니의 미키마우스, 도널드 덕과 정면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캐릭터의 탄생을 의미하는 사건이기도 했다.

항상 불만에 가득 찬 오리 대피덕(Daffy Duck), 돼지 사냥꾼 포키피그(Porky Pig), 벅스버니의 영원한 앙숙 요세미트 샘(Yosemite Sam) 등 보조 캐릭터들의 인기도 높은 편이다. 이들은 워너브라더스 애니메이션 시리즈의 공식 캐릭터로 워너가 관여했던 테마파크 체인 ‘식스 플랙스’의 공식 캐릭터로 선정되어 디즈니랜드의 미키마우스와 경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참패했다는 평가가 따른다.

피노키오 - 교훈적 내용의 이야기

1883년, 이탈리아 작가 콜로디가 발표한 동화 [피노키오의 모험, Le adventure di Pinocchio]의 주인공이지만 같은 원작을 기반으로 제작한 디즈니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더 많이 알려져 있다. 착한 목수 제페토가 나무를 깎아 만들어 피노키오라 이름을 붙였는데, 요정의 도움으로 사람처럼 말하고 행동하게 된다는 설정이다.

추운 겨울, 제페토가 자신의 옷까지 팔아가며 학교를 보내지만 서커스단에 현혹되어 온갖 모험을 하게 된다. 방탕한 생활을 하다가 커다란 고래 뱃속까지 들어가게 되지만 제페토의 헌신적인 사랑으로 구출되고 결국 사람이 된다는 교훈적 내용. 거짓말을 하면 코가 콱 커진다는 설정이 다양하게 패러디되어 웃음을 주기도 한다.

원더우먼 - 원조 캐릭터를 압도

배트맨, 슈퍼맨, 스파이더맨, 헐크 등 이름난 슈퍼 히어로들에게는 재미난 가족들이 있다. 딸, 조카 등 직접적인 가족이라는 설정도 있지만 전혀 상관없는 이들도 있는데, 배트걸, 배츠우먼, 슈퍼보이, 스파이더걸, 쉬헐크 등이 그들이다. 물론 이들은 오리지널 캐릭터의 인기를 이용해 또 다른 수익을 올리려는 만화업자들의 잔머리로 탄생했다. 그러나 이들 중에는 원조 캐릭터를 압도적으로 능가하는 캐릭터가 있으니 그가 바로 원더우먼이다.

빼어난 외모와 몸매에 투명 비행기, 황금 밧줄, 총알을 막아내는 세계 최강의 여인, 원더우먼. 그런 원더우먼 캐릭터가 1939년 만들어진 원더맨 캐릭터의 모사품이었다는 사실은 그리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 원더맨은 1939년 원더코믹스라는 잡지 1호에 처음 등장한 슈퍼 히어로다. 이 원더코믹스라는 잡지는 [슈퍼맨], [배트맨]으로 인기 절정을 누리던 DC 코믹스의 회계 담당 이사였던 빅터 폭스가 독립해 차린 출판사. 그는 출판사를 차리자마자 스스로 DC 코믹스에서 보고들은 내용을 기반으로 원더맨을 창조해냈던 것이다. 일종의 회사 기밀을 가지고 독립해 다른 회사를 차린 것이다. 스스로 만화를 그릴 능력이 없었던 빅터 폭스는 만화 콘텐츠를 공급하던 아이즈너 아이거(Eisner Iger)라는 회사에 자신의 정보를 제공하며, ‘슈퍼맨 같은 캐릭터를 그려 달라’고 주문했던 것.

그렇게 탄생한 원더맨은 반짝 인기를 누리게 되지만 DC 코믹스에 의해 고발당하고, 결국 패소하고 만다. 이는 슈퍼 히어로 만화 역사상 최초의 표절 관련 재판으로 기록된다. 재미있는 사실은 이를 증언한 이가 빅터 폭스로부터 만화를 의뢰받았던 아이즈너 아이거사의 대표 만화가 윌 아이즈너(Will Eisner). 그는 자신의 큰 고객일 수 있는 빅터 폭스에게 불리하다는 사실을 뻔히 알면서도 ‘슈퍼맨의 정보를 제공하며, 그와 같은 느낌의 슈퍼 히어로를 만들어 달라’는 말을 했다며 증언했던 것이다. 그렇게 원더맨 사건이 일단락되고, 정작 황당한 일을 벌인 이는 [슈퍼맨], [배트맨]의 출판사이자 원더맨을 표절 혐의로 고발했던 DC 코믹스. 1941년, 그들은 원더맨의 이름을 차용해 원더우먼을 만들어낸 것이다. 이후 원더우먼은 여성성 가득하지만 초능력은 그 누구 못지않은 슈퍼 히어로 아니, 히로인(heroine)으로 슈퍼맨, 배트맨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된다. 그저 장군 멍군이라고 하기에는 뭔가 독특한 인연이라고 하겠다.

신데렐라 - 오래 전부터 내려온 이야기

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동화 [신데렐라]는 1697년,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가 옛 이야기를 모아 정리한 단편집 [교훈이 담긴 옛날 이야기와 꽁트]에 처음 실렸다. 원래의 제목은 [성드리용 또는 작은 유리신, Cendrillon ou la petite pantoufle de verre]이었는데, 영어로 번역이 되면서 성드리용(Cendrillon)이 신데렐라(Cinderella)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 이야기는 그 보다 800년이나 앞서 출간된 당나라의 수필집 [유양잡조(酉陽雜俎)]에 나오는 예쉔(葉限)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계모의 구박을 받으며 힘겹게 살고 있던 주인공 예쉔. 어느 날 친구처럼 기르던 붉은 비늘 물고기를 계모가 잡아 먹어버리자 그 뼈를 가져 와 슬퍼하고 있는데, 물고기의 신령이 나타나 예쉔을 도와주었고 신령이 선물한 화려한 옷과 황금 신발을 신고 마을 무도회장으로 갔다가 계모와 배다른 언니에게 들켜 황급히 집으로 돌아오다 신발 한 짝을 잃어버렸고, 그 황금 신을 본 왕이 수소문 끝에 예쉔을 찾아내 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우연히 비슷한 이야기다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유양잡조]와 그 속에 실린 여러 이야기들이 동서양과 중동을 오가던 상인들에 의해 퍼져갔고 800년의 시간이 흘러 마침내는 프랑스 작가의 꽁트로 부활했다는 것이 여러 가지 역사 이론으로 증명되고 있다.

신데렐라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1950년 디즈니에 의해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서다. 신데렐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유리구두. 그러나 이는 번역상의 오류로 일어난 일. 원래 샤를 페로가 썼던 원작의 프랑스어 제목이 [성드리용 또는 작은 유리신, Cendrillon ou la petite pantoufle de verre]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유리신(pantoufle de verre)'이 아니라 프랑스식 고급 모피 신발, 즉 ‘가죽신(pantoufle de vair)’이었는데, 이것이 영어로 번역되면서 verre(유리)와 vair(가죽)이 헛갈려 유리(glass) 구두가 되었고 그 이미지가 너무나 뛰어나 나중에 다시 출간된 프랑스어 원작조차도 유리신으로 바뀌었다.

아톰 - 일본 최고의 캐릭터

일본 만화의 신이라 불리는 만화가 데스카 오사무는 그 스스로 월트 디즈니를 만화의 신으로 부르고 스스로 디즈니 애니메이션에 큰 영향을 받았노라 공공연히 이야기하며, 심지어는 디즈니의 만화책을 그의 방식대로 베껴서 출판한 사실이 있다고 밝히고 있다. 그의 월트 디즈니에 대한 존경과 사랑은 단순히 베끼기 창작과 줄거리 인용만으로 끝나지 않았다. 데스카 오사무의 대표작을 넘어 일본 만화의 상징, 현대 로봇의 아이콘으로 여겨지는 [철완아톰] 역시 디즈니의 미키마우스와 피노키오에 큰 영향을 받았다. 1951년 잡지 <소년>의 부록으로 탄생해 1963년 TV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고, 이후 할리우드 영화까지 수많은 재탄생 과정으로 보여온 아톰.

데스카 오사무는 그의 글 [어머니는 나에게 하고 싶은 일을 하라고 하셨다]에서 아톰을 디자인할 때 미키마우스를 흉내내 손가락을 4개만 그렸다고 적고 있다. 이후 사람들의 항의와 질문이 빗발치자 잠시 5개로 수정하기도 했지만 이내 4개로 그리곤 했다. 정작 미키마우스의 손가락이 왜 4개로 그려졌는지를 몰랐던 데스카 오사무는 1965년 특파 기자 자격으로 뉴욕박람회의 참관 차 미국을 방문했다가 그 자리에서 우연히 월트 디즈니를 만나게 되고, 그로부터 직접 설명을 듣게 된다. 미키마우스는 귀엽게 그려진 캐릭터인데 손가락을 5개로 그리면 움직일 때 손가락이 잘 보이지 않거나 6개로 보일 때가 많다. 손가락을 4개로 그리면, 캐릭터를 귀엽게 그릴 수 있을 뿐 아니라 빠르게 움직일 때 손가락이 분명하게 보이고 5개로 보인다는 것이었다.

비단 손가락의 문제만 아니라 [철완아톰]은 [피노키오]의 소망도 흉내를 낸다. 인조인간 아톰이 사람들 사이에서 생활하며 인간이 되고 싶어 한다는 설정은 디즈니의 [피노키오]에서 나무 인형이 가졌던 꿈과 똑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