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8년 미국 판으로 만들어진 [고질라]의 영향으로 고질라라 부르기도 하지만, 고지라가 정확한 명칭이다. 고지라는 고래를 뜻하는 일본어 ‘구지라’와 ‘고릴라’의 합성어인데, 단어 자체의 의미보다는 크다는 걸 강조하려고 그런 이름을 붙였다고 한다. 고래는 워낙 일본 사람들이 좋아하는 동물이지만 고릴라는 의외다. 당시 도쿄의 우에노 동물원에 고릴라가 새로 들어오면서 상당한 화제가 되어 그랬다는 설명이 있지만 1933년에 개봉되었던 할리우드 영화 [
킹콩]에 대한 일본 사람들의 기억이 너무 선명해 그랬다는 것이 설득력이 있다. [킹콩]에 대한 인기는 [고지라]의 후속작이 만들어지면서 그 진가를 발휘하는데 킹콩과 고지라가 한판 대결을 벌인다는 세 번째 [고지라] 시리즈 [킹콩 대 고지라](1962년)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
킹콩 대 고지라]는 역대 [고지라] 시리즈 최고 기록인 1,255만 명의 흥행을 기록한다. 저작권의 개념이 정립되지 못한 시기여서 그랬겠지만 이 영화에 등장하는 ‘킹콩’은 원작자로부터 어떤 형태로든 승낙을 받지 못한 ‘짝퉁 킹콩’이다.
고지라의 탄생에는 ‘원자폭탄만 아니었어도…’라는 일본인의 비뚤어진 전쟁관이 깔려 있어 우리를 씁쓸하게 한다. 처음 공개된 영화 [고지라]에서 고지라는 이루 말할 데 없이 흉폭한 괴물로 나온다. 아무 이유 없이 도시를 부수고 사람들을 죽인다. 괴수 영화에서 괴수가 도시를 파괴하는 게 뭐 이상할까 만은 그래도 고지라는 그 때까지 나온 괴수들 중에 가장 흉악하게 설쳐댄다. 그리고 이야기한다. 이 고지라는 태평양 속에 잠들어 있던 티라노사우루스가 미군의 수소폭탄 실험에 의해 괴물이 되어 깨어났다고…. 바로 미국의 원자폭탄 공격을 빗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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