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일반적으로 알고 있는 동화 [신데렐라]는 1697년, 프랑스 작가 샤를 페로(Charles Perrault)가 옛 이야기를 모아 정리한 단편집 [교훈이 담긴 옛날 이야기와 꽁트]에 처음 실렸다. 원래의 제목은 [성드리용 또는 작은 유리신, Cendrillon ou la petite pantoufle de verre]이었는데, 영어로 번역이 되면서 성드리용(Cendrillon)이 신데렐라(Cinderella)가 되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이 이야기는 그 보다 800년이나 앞서 출간된 당나라의 수필집 [ 유양잡조(酉陽雜俎)]에 나오는 예쉔(葉限) 이야기와 크게 다르지 않다. 계모의 구박을 받으며 힘겹게 살고 있던 주인공 예쉔. 어느 날 친구처럼 기르던 붉은 비늘 물고기를 계모가 잡아 먹어버리자 그 뼈를 가져 와 슬퍼하고 있는데, 물고기의 신령이 나타나 예쉔을 도와주었고 신령이 선물한 화려한 옷과 황금 신발을 신고 마을 무도회장으로 갔다가 계모와 배다른 언니에게 들켜 황급히 집으로 돌아오다 신발 한 짝을 잃어버렸고, 그 황금 신을 본 왕이 수소문 끝에 예쉔을 찾아내 결혼을 한다는 것이다. 우연히 비슷한 이야기다 치부해버릴 수도 있지만 [유양잡조]와 그 속에 실린 여러 이야기들이 동서양과 중동을 오가던 상인들에 의해 퍼져갔고 800년의 시간이 흘러 마침내는 프랑스 작가의 꽁트로 부활했다는 것이 여러 가지 역사 이론으로 증명되고 있다.
신데렐라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것은 1950년 디즈니에 의해 장편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지면서다. 신데렐라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유리구두. 그러나 이는 번역상의 오류로 일어난 일. 원래 샤를 페로가 썼던 원작의 프랑스어 제목이 [성드리용 또는 작은 유리신, Cendrillon ou la petite pantoufle de verre]이라고 알려져 있지만, 사실은 '유리신(pantoufle de verre)'이 아니라 프랑스식 고급 모피 신발, 즉 ‘가죽신(pantoufle de vair)’이었는데, 이것이 영어로 번역되면서 verre(유리)와 vair(가죽)이 헛갈려 유리(glass) 구두가 되었고 그 이미지가 너무나 뛰어나 나중에 다시 출간된 프랑스어 원작조차도 유리신으로 바뀌었다. |
No comments:
Post a Comment